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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24 - 온라인 커머스의 이해

투자

by Financial Solution 2019. 4. 12.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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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카페24가 들어가 있기는 하지만 단지 사업에 대해서 아는 내용을 공유하는 것이지, 이걸 기반으로 싸다 비싸다는 제가 판단할 수 있는 범위 많이 밖이라서 얘기하지 않으려 해요. 하지만 현재 온라인 커머스 산업을 어떻게 나눠볼 수 있고, 그 안의 생태계는 어떻게 되고, 그래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어떤 뷰를 갖고 무엇을 관심있게 지켜봐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많이 공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카페24는 무엇으로 돈을 버는가

카페24는 스몰 비즈니스, 특히 의류 쇼핑몰을 위한 플랫폼을 제공합니다. 온라인 쇼핑몰을 만들기 위해서 쇼핑몰 창업자들은 처음부터 웹페이지를 구축할 필요 없이 카페24(그리고 메이크샵, 고도몰 등 경쟁사들이)가 제공하는 솔루션을 통해서 아주 간단하게 쇼핑몰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이 카페24가 고객(쇼핑몰 창업자)에게 제공하는 가장 강력한 강점이지만, 매출이 직접 여기서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쇼핑몰 홈페이지 제작은 무료이고, 좀더 고도화된 기능을 붙이거나, 부가서비스를 사용하거나, 예쁜 디자인을 붙이거나, 거래가 발생할 때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합니다.

 

가장 큰 매출은 PG수수료입니다(약 25%). 쇼핑몰을 만들 때 마지막에 PG사를 선택하게 되어 있어요. 그리고 쇼핑몰이 운영되기 시작하면 PG사는 쇼핑몰에서 거래가 발생할 때 얻는 수수료의 일부를 카페24에게 수수료로 보냅니다. 다른 매출도 비슷한 형태를 띈다고 보시면 되고, 그 서비스가 무엇이냐에 따라 다른 것 뿐입니다. 예를 들어 아래 그림을 보시면,

 

쇼핑몰 운영자들이 들어가는 카페24페이지와 연동되는 배너로 마케팅센터라는 게 붙어 있습니다. 여기서 네이버 광고상품을 팔고 있네요. 고객들이 저 광고들을 구매해서 사용하면, 네이버에 지불하는 광고비 일부가 카페24의 수수료로 가겠죠. 이렇게 각종 제휴 광고가 매출의 약 20%입니다. 그리고 쇼핑몰 운영에 필요한 다른 수많은 서비스, 예를 들어 SMS보내기, 디자인, 각종 운영서비스를 사용할 때마다 카페24의 수수료 수입이 됩니다. 이런 부가서비스가 또 20%, 그리고 호스팅 서비스가 15%, 그외 기타등등으로 매출은 구성됩니다.

 

정리하면, 

1)카페24(외 등등)의 쇼핑몰 제작이 엄청 고도화되어있고 그것도 무료이기 때문에, 직접 쇼핑몰을 만드는 건 넌센스입니다. 고객에게 보여지는 부분은 어떻게 만들어도, 뒤에 재고 움직이는 단까지 만들려면 개발비가 얼마나 들까요? 다품종이 움직여야 하는 옷 쇼핑몰을 새로 만든다면 당연히 카페24(등등)기반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2)카페24의 KPI는 스몰 비즈니스 거래액입니다.(마케팅비, 부가서비스 모두 그들 매출에 비례해서 움직일 거니까요) 계속 사업을 개발하고 확장해나가고 있지만, 어쨌든 현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시장 팩터는 옷 쇼핑몰들이 [자사몰을 통해] 얼마나 파느냐 입니다. 이게 현재 주가에서 기대되는 것 이상으로 늘 거라고 보면 long, 아니라고 보면 short하면 됩니다.

 

#2 왜 옷 쇼핑몰이 다른 커머스와 다른가

온라인 커머스라고 뭉뚱그려서 말하지만 사실 그 안은 다들 완전히 구조가 다릅니다. 당연히 애초에 모두 다른 사업이었는데 온라인에 올려놨다고 같아질 수가 없습니다. 상품마다 사람들이 구매를 선택하는 기준이 완전히 다르고, 완전히 다른 서비스, 웹페이지, 그 뒤의 유통망, 매출구조(직영인지 사입인지 수수료만 따먹는 것인지) 모두 다른 영역입니다. (10년 전에도 있었던)오픈마켓에 밀릴 거에요! 쿠팡 신세계 롯데 등 유통공룡들이 들어오는데 되겠어요? 그러다가 아마존이 드론으로 배송한대는데 안될 거에요! - 같이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걸 설명드리고 싶습니다.

 

쉬운 설명을 위해서 비슷하게 잘 하고 있는 다나와에 대해서 얘기해 볼게요. 다나와의 강점은 뭘까요? 용산 지역을 꽉 잡고 있는 소싱, 그리고 확실한 상품검색과 가격비교입니다. 다나와의 주된 상품은 컴퓨터, 부품, 그외 가전이죠. 모니터를 산다고 하면 검색필터에 32인치 체크, 제조사 어디어디 체크, 가격 체크 하면 인기상품순 쭉 뜨고, 최저가 바로 보여주는 게 다나와의 능력입니다. 그래픽카드 제조사, 칩셋, 램, 지원하는 포트 선택하면 조건에 맞는 상품 바로 뜨고 상품평에는 컴퓨터 오타쿠들이 벤치마크 점수는 어떤지 발열은 어떤지 다 적어놨습니다.

이걸 네이버, 카카오, 아마존이 이길 수 있을까요? 네이버에서 비슷한 검색을 하면 검색필터 부족하고, 최저가래서 눌러서 들어가 보면 옵션 낚시 가격이고, 애초에 다나와 최저가보다 비쌉니다. 네이버가 자사의 전체 매출에 비하면 아주 작은 시장인데 여기서 다나와를 따라갈 수 있을 만큼 투자하고 밀어붙일 수 있을까요? 조금만 시장의 특성이 달라지면 유통공룡이라던지, 대형 포탈이라고 해서 이길 수 있는 단순한 게임이 아니게 됩니다.

 

이제 카페24 차례입니다. 카페24가 주로 타켓하고 있는 옷 쇼핑몰은 다나와와는 정반대의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격비교 불가능하고(나이키 nik-900192 이렇게 검색해서 나올 수 있는 기성브랜드 옷 말고 보세옷입니다), 브랜딩이 되냐 안되냐가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며, 고객들은 가격에 민감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쇼핑몰 운영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홈페이지를 가장 예쁘게 만들어야 합니다. 지마켓, 네이버쇼핑은 유입량을 높이기 위해서 하는 선택이고, 결과적으로 랜딩 페이지는 자신들의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묻어나는 홈페이지가 되어야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오프라인 매장을 고급스럽게 만들거나, 탑레벨의 모델과 스튜디오 사진기사를 쓰는 데는 수천이 깨지는 반면 온라인 쇼핑몰은 200만원이면 최고 퀄리티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초록색의 스토어팜 페이지를 써서 판다거나, 수수료 12%씩 내가며 오픈마켓에서 파는 건 완전히 넌센스입니다. 그건 누가 쓰냐면, 카페24에서 자동으로 오픈마켓, 네이버쇼핑에 연동해서 올리는 시스템이 있고 어쨌든 마진은 남으니까 추가적으로 유입을 늘려야겠다(당연히 쇼핑몰 오너의 목표는 그렇게 타고 와서 우리 쇼핑몰 홈페이지를 즐겨찾기하게 만드는 겁니다. 수수료에서나, 브랜딩에서나, 애초에 옷장사에 뛰어든 이유 모두 자기 브랜드, 자기 쇼핑몰 외에 다른 선택은 없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망한 업체 옷을 벌크로 떼어다가, 그건 브랜딩할 여유 없으니 염가로 오픈마켓에 뿌려버리는 거죠.

 

#3 결론

이제 스몰 비즈니스 오너들이 앞으로도 자기 쇼핑몰을 만들 이유를 이해하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물론 이것도 단순하지는 않아서, 옷 정도로 다품종이 아닌 비즈니스들은 다른 옵션들이 생기고 있는 게 분명하기도 하고, 옷 쇼핑몰 업계에서도 계속 혁신하는 도전자들이 생길 거니까요. 그런데 큰 포털, 유통공룡이라고 해서 단순히 산업을 먹어버릴 거다 라는 뷰는 분명히 틀렸다고 봅니다. 앞으로 카페24의 거래액이 과연 그들에게 먹힐까요? 옷 커머스에서 사실 네이버쇼핑이나 오픈마켓 얘기는 현재 시점에서는 완전히 핀트가 나간 수준이고, 카카오스타일은 조금 옷 쇼핑몰 같기는 하지만, 지그재그라는 앱이 시장을 먹어치우는 걸 보면 오히려 지금의 커머스는 기존 오픈마켓, 포털, 브랜드 옷들을 잡아먹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온라인 커머스에는 정말로 빠르게 움직이는 플레이어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공룡들이 강세를 보일 수 없는 지점들도 곳곳에 많이 있고, 옷이나 컴퓨터 부품이 바로 그런 상품들이죠. 신선식품도 많은 회사들이 기회를 노리고 disrupt를 시작하고 있는 분야입니다. 단순히 자본이 그렇게 차이나는 데 이길 수 있어? 라고 생각한다면 좋은 투자 기회를 놓치거나, 잘못된 투자를 하게 될 수 있습니다. 역사적으로도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그걸 해 내는 수많은 회사들이 존재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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