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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대치동

by Financial Solution 2022. 1. 30.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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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 논술 학원에서 20년간 일한 저자의, 철저한 필드웍에 따른 인류학 책

 

정권에 따라, 정권 아래에서도 계속 대입 제도는 바뀌어 왔다. 대입 제도를 바꾼 대부분의 이유는 대단한 철학과 입시제도에 대한 이해가 있어서가 아니라, 학부모들의 비난이 빗발치면 바꾸고, 새로 바뀐 제도는 또 3년 후면 부작용이 눈에 보이니 비난의 대상이 되니까 또 좋은 미사여구를 붙여가며 또 제도를 바꾼다.

 

욕망은 당연한 거고, 욕망을 인정해야 한다. 그런데 모두가 획일적인 욕망을 가진 사회는 불행해진다. 대입 제도를 본고사를 하든, 학종을 하든, 논술을 보든, 누군가는 불행해 진다. 왜냐면 제도에 따라서 누군가는 유리하고 누군가는 불리할 수밖에 없는 제로섬 게임이기 때문이다.

 

대치동의 명성은 화려한 대형 학원이 아니라, 낡고 허름한 건물에 입주한 작은 학원들이 모여서 만들었다. 과목별로 전문화된 학원들의 최대 경쟁력은 무엇보다도 변화하는 시험 스타일, 입시제도에 가장 효율적으로 대응 전략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수능시험은(그리고 계속 변해 온 수능 문제의 스타일은) 대치동의 강사들의 역량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제도였고, 수능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형이 생길 때마다 새로운 학원들이 만들어져서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했다.

 

80~90년대 군사정권의 탄압을 받은 운동권 학생들, 전교조 퇴직교사들은 다른 데에서는 일할 곳이 없어 대치동 학원으로 흘러들어와 스타 강사가 되었고 부를 쌓았다. 자식을 좋은 대학에 보내고 싶은 고소득 강남 거주민들은 앞다퉈 좌파 운동권 출신들에게 돈을 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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